믿음은 추상적이고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경험과 신뢰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한계와 연약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며, 진정한 믿음의 삶이 시작됩니다. 신앙의 본질이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믿음의 현실적 고민과 일상 속 신뢰의 원리
많은 신자들이 믿음을 영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며, 실제로 설명하려고 하면 애매하고 난해하게 느낍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는지 어렵다고 생각하는지 물으면, 대부분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믿음으로 살면 하지 못하는 것들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부담스럽고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본래 '믿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억지로 믿으려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해 알아갈수록 자연스럽게 믿어지는 것입니다. 사물은 연구와 분석으로 알 수 있지만, 인격은 경험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착하다'는 정보를 들어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온전히 신뢰할 수 없듯, 하나님에 대한 신뢰도 경험을 통해 쌓입니다.
사람들은 이미 일상에서 믿음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암묵적 믿음이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공대생도 100% 확신이 없지만, 높은 확률을 믿고 행동합니다. 이처럼 믿음은 이미 삶 속에 녹아 있으며, 특별한 영적 원리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첫 반응은 두려움입니다. 칼을 든 낯선 사람은 두렵지만, 화가 난 어머니가 칼을 들고 있어도 두렵지 않은 이유는 오랜 경험을 통한 신뢰 때문입니다. 신뢰는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고, '엄마니까'라는 한마디로 정리됩니다. 신뢰는 외부의 압력에도 쉽게 깨지지 않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도 인격이시며, 그분에 대한 정보와 지식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경험하여 알게 될 때 비로소 믿음이 생깁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 신실하심을 언제 경험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십시오. 실제로 믿어야 할 순간에 믿음이 없는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적 믿음의 기준과 예수님이 인정한 참된 믿음
많은 신자들이 '믿음으로 했는데 안 된다'는 고민을 합니다. 이는 믿음의 결과로 자신의 변화나 감정의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믿음을 단순하게 '하나님을 믿었다'로 정의합니다. 열매는 우리의 몫이 아니라, 하나님께 제대로 붙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맺히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흔히 '믿음 좋다'고 평가하는 기준들이 있습니다:
- 성경 읽기와 기도 생활
- 봉사와 헌신적인 삶
- 교회 내 직분 수행
- 종교적 의무의 성실한 이행
그러나 성경에서 예수님이 직접 '믿음이 있다'고 칭찬한 사람들은 오히려 사회적 기준과 달랐습니다. 바디메오, 혈루증 여인, 돌아온 나병환자, 수로보니게 여인, 백부장 등은 모두 자신의 한계 앞에서 예수님만이 유일한 소망임을 인정하고 나아간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인정함
- 예수님께 엎드린 겸손한 태도
- 다른 대안이 없음을 깨달은 절박함
- 오직 예수님만이 해답이라는 확신
예수님은 바로 이런 태도를 보인 사람들의 믿음을 인정하셨습니다. 그들은 종교적 의무를 다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절대적 필요를 인정하고 예수님께 나아왔기 때문에 믿음이 있다고 인정받았습니다.
존재적 문제와 은혜로 완성되는 믿음의 삶
모든 인간은 죄인이라는 존재적 문제를 안고 태어납니다. 아무리 선행을 하고 자신을 갈고 닦아도, 하나님의 공의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사도 바울도 자신의 노력 끝에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죄인임을 깨닫고,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할 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해결받을 수 있습니다.
베드로의 삶은 이러한 은혜의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나는 죄인입니다"라며 두려워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 나아가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과거를 묻지 않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만 하십니다.
베드로의 변화 과정:
- 초기: 자신의 죄를 깨닫고 두려워함
- 중기: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실패를 경험함
- 후기: 자신의 형편없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아시나이다"라고 고백함
베드로는 자신의 힘이 아닌, 은혜로만 갈 수 있음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준비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 순간을 기다리셨고, 베드로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을 때 그를 사용하셨습니다.
18년간의 사역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 10년간의 사역 끝에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절망했지만,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함
-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는 성경의 진리를 확신함
- 신앙생활의 본질은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데 있음
신앙생활에서 은혜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오늘 주님 앞에 엎드려 은혜를 구하십시오. 이미 은혜를 경험했지만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는 구원의 감격을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믿음은 우리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진정한 믿음의 삶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며, 그 은혜 안에서 하나님과의 신뢰 관계를 깊이 경험해 나가는 것입니다.